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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화기자)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제도를 정확인 인지하고 있는 소비자는 37.3%에 머물고 있는 것로 나타났다.

트렌드모니터가 2016년 이후 독서 경험이 있는 전국 만 19세~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독서 이용 행태’ 및 ‘도서정가제’와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14년 11월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도서정가제의 필요성에 적지 않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런 가운데 전반적인 독서량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였다. 먼저 여전히 ‘도서정가제’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이전에 도서정가제에 대해 들어봤고, 제도에 대한 내용도 잘 알고 있다는 소비자가 전체 37.3%에 그친 것이다. 연령이 낮을수록 제도의 취지에 대한 이해도(20대 42.4%, 30대 39.6%, 40대 39.6%, 50대 27.6%)가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그에 비해 절반 가량(51.7%)은 제도의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으며, 도서정가제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는 소비자(11%)도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과도한 가격경쟁을 막고, 소형 출판사와 서점들의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책의 정가를 정하고 할인을 금지 및 제한하는 제도인 ‘도서정가제’의 운영에 대한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체 37.2%만이 도서정가제가 잘 시행되고 있다고 바라본 것이다.

 

“가격 인상에 부담감 느낀다”

다만 2015년 조사에 비해 도서정가제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다소 증가한(15년 28.3%→17년 37.2%)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40대 소비자(44%)가 다른 연령에 비해 도서정가제의 운영에 좀 더 후한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10명 중 4명(38.3%)은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의견을 내비쳤고, 4명 중 1명(24.5%)은 아예 도서정가제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느낀다는 점을 고려하면, 도서정가제의 완전한 정착이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도서정가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하는 소비자들은 괜히 책값만 올린 것 같다(48.2%, 중복응답)는 생각을 특히 많이 하고 있었다.

또한 여전히 대형서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유통구조에 문제가 있고(41.2%), 다양한 편법 할인이 존재하며(40.4%), 책값에 대한 부담감으로 소비자들이 책을 구입하지 않는 것 같다(38%)는 의견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결국 도서정가제의 도입 이후에도 ‘과도한 가격경쟁’과 ‘대형서점 중심의 유통구조’라는 문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고,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도서 가격의 인상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는 것으로 보여진다.

 

“책값 저렴해졌다”는 1.9%뿐

실제 도서정가제의 시행 이후 책값이 비싸졌다는 인식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10명 중 6명 정도(58.9%)가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고 나서 책의 가격이 비싸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30대~40대 소비자가 책의 가격상승을 보다 많이 체감하는(30대 63.6%, 40대 63.6%) 모습이었다.

반면 도서정가제의 도입과 함께 책값이 오히려 저렴해졌다고 생각하는 소비자(1.9%)는 찾아보기 어려웠으며, 39.2%는 제도 시행 이전과 비교했을 때 책값에는 별 차이가 없다고 느끼고 있었다. 도서정가제의 도입 이후 도서 이용방식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존재했다.

우선 절반 가량이 도서관이나 도서대여점 등에서 책을 빌려보는 경우가 많아졌으며(52%), 온라인 서점의 이용이 증가했다(48.5%)고 응답했다. 특히 온라인 서점의 이용이 많아졌다는 소비자가 크게 증가(15년 33.9%→17년 48.5%)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이와 함께 책을 구입하는 비중이 감소했다는 데 동의하는 소비자(45%)가 많은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그밖에 10명 중 4명 정도는 중고책 이용이 증가하고(39.7%), 전자책 이용이 증가했다(36.2%)고 응답했다. 다만 도서정가제 도입의 중요한 취지 중 하나였던 동네서점의 활성화는 생각만큼 잘 이뤄진다고 보기 어려웠다. 동네서점의 이용이 증가했다는데 동의하는 소비자가 단 8.3%에 그친 것이다.

 

2015년에 비해 찬성 소폭 늘어

도서가격의 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개선되지 않는 가격경쟁 및 유통구조의 문제점을 반영하듯 소비자의 상당수는 여전히 ‘도서정가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도서정가제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본 결과, 도서정가제를 찬성하는 소비자(25.1%)보다는 반대하는 소비자(43.2%)가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다만 2015년과 비교했을 때 찬성하는 의견이 소폭 증가하고(15년 18.2%→17년 25.1%), 반대하는 의견은 다소 감소한(15년 52.6%→17년 43.2%)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도서정가제를 찬성하는 의견은 40대~50대(40대 27.6%, 50대 38.8%)에서, 반대하는 의견은 20대~30대(20대 47.2%, 30대 49.2%)에서 좀 더 뚜렷했다.

한편 여전히 도서정가제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닌 입장을 보이는 소비자(31.7%)가 적지 않다는 것도 주목해볼 부분이다. 도서정가제의 취지와 필요성에 대한 좀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로 해석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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