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섭 교수. 다산전인교육캠퍼스 원장
송인섭 교수. 다산전인교육캠퍼스 원장

Ⅰ.동기부여로 나를 찾다.

우리나라 교육의 대표적인 문제점 중 하나를 꼽는다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생력 공부법을 몇십 년간 연구한 내 입장에서는 부모의 바람이나 강요로 이미 자녀의 진로가 정해지는 일일 것이다. 아직 어린 학습자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미래가 정해지는 것. 이는 자생력과는 상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며 부끄러워했던 학생은, 동기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내적 동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특히 실패를 했을 때 그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했던 학습자의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제가 뭘 잘하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마음 깊숙한 곳에는 아이가 그동안 시도했던 일의 실패 경험을 잘못 받아들였던 마음가짐이 숨어 있었다. 학습자는 검사 과정에서 그동안의 학업 성취가 성공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원인을 외부 요인으로 돌리는 성향을 보였다. ‘운이 나빠서’, ‘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등으로 원인을 돌리다 보니 스스로의 의지로 과제를 통제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을 귀인 이론이라 하는데, 귀인이란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어디에 두느냐를 의미한다.

Ⅱ. 심리학자 심리학자 버나드 와이너

버나드 와이너는 실패의 원인을 능력, 노력, 과제 난이도, 운 네 가지로 나눴다. 예를 들어 실패의 원인을 능력에 둔 아이라면, 자신이 1등을 했거나 놓쳤을 때 아이는 ‘공부에 소질이 있어서’ 또는 ‘공부 능력이 없어서’라고 생각하기 쉽다. 반면 귀인을 노력에 둔다면 자신의 노력 여하에 성공 또는 실패가 갈리기 때문에 이 경우 내적 동기 발현에 도움이 된다. 귀인을 과제 난이도에 두면, 시험 문제가 어렵게 혹은 쉽게 나왔다는 이유로 시험을 잘 보거나 못 봤다는 이유를 찾을 것이고, 운에 두면 ‘이번 시험이 하필 어려워서’라며 이유를 댈 것이다.

학습자의 경우는, 자신의 실패 경험을 능력과 운 귀인에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학습자가 수업 시간에 딴짓을 하다 선생님에게 걸린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왜 선생님에게 지적받았는지 묻자 재미있는 대답이 나왔다. “제가 몸치라서요. 하고많은 애들 중에 왜 하필 내가 걸렸는지….”아이는 속상해하며 귀인을 ‘몸치’라는 능력과 ‘왜 하필 내가?’라는 운에 두고 있었다.

능력에 귀인하는 사람은 실패할 때 ‘난 이것밖에 되지 않는구나’ 하면서 좌절한다. 이것은 자신감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쳐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에 주춤하게 만든다. 하지만 노력 귀인은 ‘내 노력이 부족했다. 더 노력하자’ 하면서 실패를 이겨내기 때문에 어떤 실패 경험도 가능성으로 바꿔준다. 학습자는 자신이 그동안 외부에서 핑곗거리를 찾아와 실패 원인으로 삼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듯 보였다. 그러면서 통제 불가능한 원인이 아닌 통제 가능한 원인을 찾아보려는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바라보게 되었을 때, 아이가 답답해했던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찾아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Ⅲ.MBTI를 통한 학습자 성격 유형 구분

우리는 MBTI(16가지 성격 유형을 구분하는 검사지)로 한 학생이 어떤 성향을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로 했다. 검사 결과 ENFP 스파크형으로 나타났다. 스파크형은 말 그대로 생각에 스파크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성향이 강하여, 풍부한 상상력과 영감으로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 관심이 있는 일에는 열정을 보이고 다른 사람도 잘 도우며 난관에 부딪히면 오히려 자극을 받아 독창적으로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능하다. 또한 사람과의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상담자의 역할도 하기에 과학자나 예술가, 광공업이나 교사뿐 아니라 원하는 모든 분야에서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MBTI 결과를 보고 학습자의 표정이 밝아졌다. 맞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자신의 성격과 성향을 탐구해본 시간에 상당히 의미를 두는 것 같았다. 우리는 결과를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검사 결과에 대해 아이는 어느 정도는 수긍했지만 수긍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중요한 것은 결과에 대한 학습자의 생각을 이끌어내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통해 생각이 돌출되기 때문이다. “그렇구나. 온화하지 않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온화하다는 건 엄청 착하다는 거잖아요. 돌직구 같은 것 못 날리고요. 그런데 저는 주장할 때는 단호하게 말하거든요.”

학습자는 확실히 달라졌다. 자신의 성격 유형을 몇 번이나 읽어보고 일치하는 부분을 찾으면 좋아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한 번 더 생각해보기도 했다. 우리는 아이가 궁금해했던 직업 탐색도 이어갔다. 스파크형에게 잘 맞는 직업군을 보여주었는데 무척 흥미로워했다. 직업군을 읽으면서 아이는 처음 들어보는 직업을 물었고 그때마다 자세히 설명을 해주는 식이었다. 한참 동안 직업 탐색 시간을 보내던 아이는 아나운서와 카피라이터에 흥미를 보였다. 하고 싶은 게 없었던 동기가 결여된 사람에서 해보고 싶은 분야를 찾는 적극적인 학습자가 된 것이다.

Ⅳ.목표와 실행력으로 자생력 키우기

학습자가 동기를 확실히 이해하면 그때는 추진력을 더해주어야 한다. 추진력은 적절한 목표와 실패를 다스리는 힘에 의해 유지된다. 그러려면 학습자가 어떤 목표 유형을 갖고 있는지 살펴봐야 했다. 목표에는 학습목표와 평가목표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학습목표는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고 도전을 통해 배움을 익히는 사람들에게 주로 보이는 유형이다. 한편 평가목표는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얼마나 유능한지 알리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서 주로 나타난다. 먼저 학습자가 어떤 유형인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가령 쉬운 퍼즐과 어려운 퍼즐이 있을 때 둘 중 어느 쪽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다. 만약 어려운 퍼즐을 골라 한번 실패했다고 하자. 그럼 에도 다시 어려운 퍼즐을 골랐다면 학습하려는 성향이 강한 학습 목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뽐내고 싶어 하는 평가목표 유형은 실패했다면 다시 같은 코스를 고르지 않을 것이다. 동기는 평가목표에서 학습목표로 이끄는 동력이 된다. 이는 자생력이 추구하는 바이기도 하다.

동기 구조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변화는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외적 동기에서 내적 동기로, 평가목표에서 학습목표로, 능력과 운 귀인에서 노력 귀인으로, 이런 구조를 이해하고 자신의 마음을 다스린다면 이는 결국 자생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와 만난 학생역시 변화를 주도해나갔다. 학교에서는 지각대장, 수업 시간에는 졸음귀신으로 불리던 학생은 숙제나 과제 외에도 스스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좋아하는 아나운서와 카피라이터 분야를 좀 더 연구하게 되었으며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는 학생이 되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성적까지 올랐다.

Ⅴ.교육학자 송인섭 교수

연구팀은 아이 스스로 동기화하는 것이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고 자생력의 뿌리를 단단히 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필요했다. 바로 ‘동기주도 자생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동기의 본질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하는데, 동기를 이해해야 비로소 동기를 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학습자는 자신이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 중 어느 것에 좌우되는지, 어떻게 방향을 바꿔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학습목표를 알아보며, 실패에 대처하는 방법도 익힐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이 지금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연한 미래를 두려워할 때 학습자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어떤 걸까?’를 탐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좋아하는 축구를 활용해 E스포츠 콘텐츠를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고, 관심 있는 친구들과 모여 커뮤니티 활동도 시작했다고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요즘 세대다운 행보라 생각한다. 이는 분명 자생력이 가져온 효과다. 기계에는 동기부여의 힘이 없다. 그저 프로그래밍된 내용을 절차에 따라 실행할 뿐이다. 그런데 가끔 학생들을 보면 기계처럼 프로그래밍 된 내용을 별 생각 없이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공부하는 기계가 된 것이다. 동기부여는 기계와 같은 학습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자신이 지금 무엇을 공부하고 왜 공부하는지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갖게 한다. 그것은 결국 삶의 방향까지 결정짓는다. 왜 자생력이 학습에 필요한지 더 이상의 의문은 필요 없을 것이다.

구체적인 감성적 창의력 교육방법이 자녀 교육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동기를 자극해 자생력의 뿌리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감성적 창의력인 자생력을 위한 E-CLIP(Emotional Creative Leadership Improvement Program)은 바로 AI시대에 자생력을 교육하는 출발이며 성장하는 우리의 자녀를 교육하는 힘이다. AI 시대에 내 사랑하는 자녀가 전인적 성장을 통해 감성적 창의력을 극대화 하는 일에 부모님과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고자 한다. 다음 회부터 “구체적으로 ‘어떻게 자생력을 교육할 것인가?의 질문에 그 답을 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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